그녀의 죽음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이다?
그녀의 죽음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이다?
1991년 5월 30일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 살던 케이 시버스는 새벽4시에 몸을 뒤척이며 깨어났다.
몇 시간 전 그녀는 남편인 윌리엄 시버스가 준 숨녀제를 먹고 잠들었었는데 뭔가 불편하고 거북한 느낌이 들어 일어난 것.
윌리엄은 지역에서 존경받는 병리학자였으며 검시관직에 있는 의사.
그는 자주 가족들에게 영양제를 비롯해 간단한 처방을 직접했고 그날 수면제도 마찬가지.
케이는 52세의 나이였지만 과체중에 흡연가라 자주 손발이 저렸고 심장에 통증을 갖고 있어 그날도 시간이 지나면 차츰 가라 앉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몇 시간 후 케이는 집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다.
처음 그녀를 발견한 것은 윌리엄이 집으로 보낸 직원 2명.
그날 아침 윌리엄은 케이가 호흡곤란증세를 보이며 심장이 아프다 말하자 테스트를 위해 그녀의 피를 뽑으려 했지만 혈관을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출근했고 평소에도 그런 증세를 보였던 아내라 당시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걱정이 된건지 직원을 집으로 보냈고 그렇게 케이는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것.
그 뒤 윌리엄의 행동은 무언가 이상했다.
검시관을 일했던 그가 아내의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가져갔고 부검을 거부했던 것.
파나마시티 지역에서 사망한 사람의 부검은 모두 윌리엄이 맡고 있으며 혹여 고인이 다른 사람이었다면 부검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그가 왜 이런 행동을?
얼마 후 경찰서로 윌리엄이 자신의 아내 케이를 죽였다라는 익명의 제보가 있고 나서 사람들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과거 윌리엄이 보존 된 신체 부위를 자주 집에 가져오는 것을 본 케이가 내가 사망할경우 부검하지 말아줘 라고 했기에 그는 부검을 하지 않았다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남아있는 두개의 주사자국과 갑작스런 사망, 익명의 제보는 누가봐도 의심스러웠고 경찰은 다른 검시관을 통해 케이의 부검을 의뢰한다.
검시관은 케이의 몸에서 독성을 띈 물질은 따로 검출되지 않았다 밝혔지만 그사이 언론에서 그녀의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한가지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600만 달러(약 72억원)의 자산을 가진 윌리엄이 젊은 여성과 바람을 피우다 케이가 이를 알아차렸고 위자료를 지불하기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소문.
처음엔 이를 부정하던 윌리엄은 결국 자신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것과 아내의 죽음은 별개라며 그녀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어 자연사 했다 주장한다.
검찰은 윌리엄을 살인혐의로 기소했고 케이의 몸에 남은 주사자국이 윌리엄이 알수없는 물질을 주사한 흔적이며 이는 고의적 범행이라 판단한 것.
케이의 혈액에서 발견 된 염화칼륨이 그녀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검시관의 소견이 있어 검찰은 윌리엄을 기소할수 있었다.
실제로 염화칼륨의 경우 사형수의 약물주사형에 쓰이는 물질로 과다투여는 인체에 큰 피해를 입힌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진 의견일 뿐 정확한 검사를 위해 법원에 2차 부검을 의뢰했지만 케이의 아들을 비롯해 가족들의 거부로 인해 검찰은 한발 물러날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다른 전문가들이 사람의 신체는 사망 후 혈관이 일상적으로 파열돼 염화칼륨을 혈류로 방출하기 때문에 혈액이나 조직에서 정확한 결론을 이끌 수 없다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포기하지 않았다.
케이는 고질적인 심장질환과 호흡곤란을 앓던 환자였는데 그날 윌리엄이 케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 수상했던 것.
당시 케이의 몸에 남아있던 주사자국은 무언갈 주사했음이 분명했고 윌리엄은 주사기를 집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했지만 이 역시 이상했다.
만약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있다면 집안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린 후 모아서 한번에 버리지 일부러 그거 하나만 집 앞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않을 것.
집 안에 있는 쓰레기통이 꽉 차 있던 것도 아니었기에 검찰은 윌리엄이 주사기에 있더 내용물, 즉 독극물을 들키지 않으려 그런 행동을 벌였다 생각했다.
윌리엄은 모든 것은 그저 검찰으 소설이며 자신은 원래 오염 된 주사기는 집이 아닌 외부쓰레기통에 버린다 주장했다.
게다가 검찰이 주장한 자신의 범행상인 바람을 피웠던 건에 대해선 간음죄를 저지른 모든 사람들이 아내를 죽였다면 감옥이 비좁을것이다라며 반박했다.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윌리엄은 풀려났고 예전에 바람을 피웠던 여성과 재혼한 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로 이사를 간다.
하지만 검찰은 윌리엄이 여전히 사건의 범인이라 생각했고 시간이 흘러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검사법을 통해 케이의 혈액에서 석시닐몰린이라는 물질을 발견한다.
식시닐몰린은 식시닐콜린이 분해되어 나오는 물질로 석시닐콜린은 근육조직을 이완해 마취시켜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2001년 3월
윌리엄은 1급살인죄로 유죄를 판결받는다.
윌리엄의 변호사들은 새로운 검사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샘플이 오염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항소했고
2003년 2월
항소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검사방법이 새로우 과학적 접근이라 검증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재판을 명령했고 법정 공방이 오가던 중 윌리엄은 폐에서 암을 제거하고 방광암과 당뇨병을 앓는 70세의 노인이 되었다.
끈질긴 검찰의 기소에 지친 윌리엄은 결국 과실치사 혐의로 합의를 본다.
그렇게 윌리엄은 50만달러의 벌금과 10년형을 선고받고 2014년 4월 19일 81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