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를 뀌는 건 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우리가 먹고, 씹고, 삼키는 중에 함께 들어간 공기가 장 속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생긴 가스와 합쳐져 방귀나 트림으로 나온다. 방귀를 뀌는 건 대체로 좋은 현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스가 쌓여 속이 불편하고 더부룩해진다.
방귀는 우리 몸 상태의 신호이기도 하다. 방귀를 얼마나 자주 뀌는지, 냄새는 어떤지, 다른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닷컴( Health.com )'에서 상황에 따른 방귀 증상에 대해 소개했다.
1 . 변비와 방귀
섬유질을 섭취하면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19 년 국제 의학저널 '랜싯( Lancet )'에 실린 메타분석에 따르면, 매일 식이섬유 25~29g 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보통은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변비에 걸렸을 때 뀌는 방귀는 섬유질을 너무 많이 먹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내과 전문의의자 위장병 전문의인 니켓 손팔 박사에 의하면, 섬유질을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가스, 복부팽만, 경련,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섬유질이 변에 부피를 더하고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섬유질 섭취량을 천천히 조절해야 한다.
2 . 잦은 방귀
탄산이 들어있는 음료를 즐겨 마시면 방귀를 뀌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탄산수, 탄산음료, 맥주 등과 같이 탄산이 들어있는 술은 위창자관으로 공기가 더 많이(따라서 가스가 더 많이) 들어가도록 해 방귀를 더 자주 뀌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3 . 냄새나는 방귀
원래 방귀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만약 방귀 냄새가 지독하다면 황( sulfur )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때문일 수 있다. 손팔 박사는 "브로콜리나 방울 양배추와 같이 황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소화기관에서 분해될 때 썩은 달걀 냄새를 풍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리플라워와 같은 다른 십자화과 채소, 마늘, 양파, 치즈, 콩, 말린 과일, 와인을 먹은 후에도 방귀 냄새가 지독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방귀에서 냄새가 난다고 걱정할 일은 없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2017 년 스칸디나비아 소화기학 저널( Scandinavi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는 방귀 냄새가 염증성 장질환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 복부 불편감을 동반하는 방귀
식사 후 복통이나 불편감이 있으면서 방귀가 나오는 건 음식에 대한 과민성( food intolerance ) 때문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당불내증이 있다. 우유를 마시거나 치즈를 먹은 후 경련이 나는 것 같고 속이 부글거리면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유제품 섭취를 중단하고 방귀 냄새가 없어지는지 본다.
5 . 생리 중 냄새나는 방귀
월경과 관련된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호르몬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에스트로겐 수치가 상승하면서 자궁이 프로스타그란딘( prostaglandins )이라는 호르몬과 유사한 화학물질을 생성한다. 프로스타그란딘은 자궁 내벽을 탈락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인데, 너무 많이 생성되면 장을 포함해 다른 장기를 수축시킬 수 있다.
이 시기에 일어나는 박테리아의 변화 또한 소화에 영향을 미치며, 방귀 냄새가 심해지게 할 수 있다. 생리 예정일 이전에는 가공되지 않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고 생리가 끝날 때까지 매운 음식이나 십자화과 채소는 잠시 피하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6 . 평소보다 잦거나 적은 방귀와 대변
과도한 스트레스도 방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에 먹지 않는 음식에 손이 갈 수 있고, 이것이 소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의도치 않게 더 많은 공기를 삼키게 되기도 한다. 불안감 역시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