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외로움이 이어졌다. 방문 틈으로 엄마가 챙겨보는 TV프로그램 소리가 뒤따라왔다. 틈틈이 활기찬 음악과 재미있는 효과음이 들렸고, 이따금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어쩜 우리의 매일매일이 그렇게 특별하리라는 듯. 엄마. 나는 무서워요. 이제는 무서워서 방문은 커녕 이불 밖으로도 나갈 자신이 없어요. 깜빡 잠이 들었다가 덜컥 내일이 찾아오는 게 두려워요. 다시 또 펼쳐질 별 볼일 없는 하루와, 꼭 그만큼 더 잃어가는 젊음을 마주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잠을 못 자나 봐요. 블루 노트(이묵돌 단편선 2) 한 순간 한 순간은 별 볼 일 없었지만, 모아 놓고 보면 분명히 작게 빛나는 것이 있다. 지금은 너무도 우울하고, 창백하고, 시퍼렇게만 보이는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