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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성장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의 예상 월급이 국내 실제 로펌업계에 대입하면 세전 1200만원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장애인의 취업률과 임금 현황을 들여다보면 드라마 속 인물인 우영우는 특별한 사례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21 장애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평균 임금(최근 3개월간 월평균)은 197만1000원으로, 전체인구 임금근로자의 임금(268만1000원)의 70% 정도에 머문다. 관리자나 전문가인 장애인의 임금은 281만8000원으로 전체 장애인 임금근로자보다 84만7000원 많다. 그러나 우영우의 추정 월급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장애인에게는 취업 자체가 높은 벽이다. 2020년 15세 이상 장애인구 256만2873명 중 경제활동인구는 94만9047명이고, 이 가운데 취업자는 89만3392명이다. 장애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7.0%, 고용률은 34.9%로, 전체 인구 경제활동참가율(63.0%), 고용률(60.2%)의 절반 수준이다.
신입 변호사 우영우처럼 대졸 이상 고학력을 가진 장애인의 고용률은 60.3%로 높지만, 전체 인구 중 대졸 이상의 고용률(73.9%)에는 못 미친다. 대졸 이상 교육을 받은 장애인의 비율도 13.3%로, 전체 인구의 대졸 이상 학력자가 39.0%인 것과 대비된다.
장애인 취업자 중 60.7%는 몸 외부 기능에 제약이 있는 지체장애인(뇌병변·안면장애 제외)이다. 자폐성을 포함한 정신적 장애인의 비율은 6.4%다. 장애인 취업자의 직업은 단순 노무 종사자가 27.8%로 가장 많다. 우영우의 직업인 변호사를 포함하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의 비율은 9.2%다.
통계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한 장애인통계연보와 달리, 장애인 대상 패널조사로 이뤄진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의 삶' 보고서를 보면 자폐인의 교육·직업 현황을 더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5000여명의 장애인이 패널로 참가한 2020 장애인의 삶 조사에서 임금소득자인 장애인 중 월 500만원 이상 고소득을 올리는 경우는 100명 중 3∼4명 수준(3.7%)으로 극히 적었다.
임금소득자인 장애인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인 경우가 37.6%로 가장 많았다. 지적·자폐성 장애인 가운데서는 월 400만원 이상 받는다고 답한 사례가 전혀 없었다. 46.8%는 월 100만원 미만, 44.5%는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최근 1주 동안 1시간 이상 돈을 벌 목적으로 일한 일자리가 있었다고 답한 장애인은 31.7%에 불과했고, 68.3%는 일자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적·자폐성 장애인은 79.1%가 1주일간 일자리가 없었다고 답했다. 직업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인 장애인의 비율은 5.4%였다. 지적·자폐성 장애인 중에서는 0.9%에 불과하다.
전문대·대학·대학원 재학 여부에 대한 질문에 92.9%는 대학 등에 진학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지적·자폐성 장애의 재학 비율은 6.0%로 가장 높았다. 장애인의 71.3%는 '나는 장애로 인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제한된다'고 답했으며, 지적·자폐성 장애인은 87.7%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