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1988년10월16일. 서울 서대문의 한 가정집에서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울려퍼진다.
곧이어 깨진 유리조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남자. 삶과 죽음이 뒤섞인 아비규환의 현장은 TV로 생생하게 전국에 생중계됐다.이 남자는 왜 이런 비극의 주인공이 됐을까?
사건의 발단은 8일전으로 돌아간다.
서울 영등포 교도소에서 대전과 공주교도소로 이송 중이던 미결수12명이 집단으로 탈주한다. 대부분 징역 10년 이상 선고받은 흉악범들
탈주범 중 한명인 지강헌은 교도관의 권총을 빼앗은 상황 이들은 곧바로 지명수배됐고, 사건 일주일만에 7명은 자수하거나 붙잡혔다. 하지만, 지강헌을 포함한 5명은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던 16일 새벽 , 한 주택에서 이들이 인질을 붙잡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그렇게 경찰과 인질범들의 대치극이 시작됐다.
천여 명의 경찰들이 포위했지만 인질들의 안전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대치가 길어지던 때 지강헌과 인질범들은 억울함을 직접 전하겠다며 생중계 방송을 요구한다.
가족들은 '자수를 하라'설득했지만 지강헌은 '사람이 자기 뜻대로 살 순 없지만, 마지막은 내 뜻대로 살겠습니다'라며 다른선택을 마음먹고 있었다.
그리고 낮 12시, 지강헌은 탈주범 강영일에게 자수를 권유하며 인질과 함께 밖으로 내보낸다. 집안에 있던 2명의 탈주범은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낭만적인 바람막이 하나 없이 이 사회에서 목숨을 부지하기에는 너무나 살아갈 곳이 없다'
혼자 남은 지강헌은 경찰에게 비지스의 홀리데이테이프를 달라 요구한다. 지강헌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생중계되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이렇게 외쳤다
무전유죄 유전무죄
이 외침을 끝으로 그는 자살시도를 한다 깨진 유리조각을 손에 쥔 그에게 경찰이 쏜 총알 2발이 날아든다.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나의 목에 칼을 들이대면서도 미안하다 정말 이럴생각이 아니었다. 절대 다치지 않게 할테니 조금만 참아라'는 이야기를 몇 번씩 되뇌기도 했다'
인질 피해자 고선숙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인질 6명 중 사망자나 부상자는 한명도 없었다.지강헌의 형량은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 총 17년이었다. 이렇게 무거운 벌을 받게된건 556만원을 훔친 죄때문
저지르 죄는 응당항 죗값을 치러야 하는게 마땅한 일이지만, 556만원을 훔친죄로 17년을 빼앗기는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강헌은 분명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렀지만 TV로 생생하게 전해졌던 그의 울부짖음은 사람들에게 먹먹함을 안겼다.
<대한민국 헌법 제 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유.전.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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