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른 아이를 위한 러블리 판타지가 온다
자기만의 집을 찾아가는 가장 사랑스러운 여정
람다 문학상 수상 작가 TJ 클룬 소설 국내 최초 출간!
『벼랑 위의 집』은 2014년 람다 문학상 수상 이후 꾸준히 자신의 입지를 넓혀온 작가 TJ 클룬의 스토리텔러 일인자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표작이다. 출간 이후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아마존 순위가 점차 상승해 마침내 ‘판타지 부문 1위’에 올랐다.
마법적 존재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마법적 존재들의 능력이 두려웠던 사람들은 특별 기관을 만들어 그들을 관리하고자 한다. 그렇게 세워진 ‘DICOMY(마법관리부서)’. 거대한 건물은 힘과 규율, 제한을 상징하듯 도시 한가운데 우뚝 세워진다. 모든 마법적 존재들은 DICOMY에 자신의 존재를 등록해야 했고, 짧은 문구가 가게마다, 골목마다 붙어 있었다. ‘상상력이 있는데 마법이 왜 필요해?’, ‘무언가를 보면 말하라.’ 따위의.
바로 그 DICOMY에서 마법아동 ‘고아원’을 조사하는 라이너스 베이커. 가족도, 친구도, 애인은 당연히 없는 존재감 제로의 그에게 어느 날 4급 기밀 업무가 주어진다. 마르시아스 고아원으로 파견을 나가 해당 고아원이 안전한지를 조사하라는 것. 상부에서는 그곳에 사는 6명의 아이들을 특히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베일에 싸여있는 원장 ‘아서’까지도. 그렇게 떠나게 된 한 달 간의 여정. 꼬박 8시간을 달려 도착한 종착역, 마르시아스섬에 발을 내디딘 순간 라이너스는 놀라운 광경과 마주한다.
“아서는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는 항상 시간을 내야 한다고 했어요. 안 그러면 행복해지는 방법을 잊어버릴 수도 있대요. 베이커 씨는 행복해요?”
“완벽하게 행복하지.”
“하지만 동그란 게 싫다면서요. 그러니까 완벽하게 행복한 건 아니네요.”
피의 말이었다.
“난 동그랗지 않다니까….”
“베이커 씨는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도시에서 일하세요?”
천시가 더듬이에 달린 눈을 이리저리 튀기면서 물었다.
라이너스는 입맛이 뚝 떨어졌다.
“나는… 그래, 도시에서 일한단다.”
천시는 꿈을 꾸듯 한숨을 내쉬었다.
“전 도시가 좋아요. 직원이 필요한 호텔이 얼마나 많을까요? 꼭 천국 같아요.”
“도시에 가 본 적도 없으면서.” 하고 끼어든 건 루시였다.
“그게 왜? 사진만 보고 좋아할 수도 있지. 베이커 씨도 바다를 좋아하지만 오늘 처음 봤잖아.”
“바다가 그렇게 좋으면 결혼이라도 하지.”
피가 말했다.
그러자 시어도어가 입안에 고기를 가득 넣은 채로 뭐라고 짹짹거렸고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심지어 샐조차도 빙긋 미소를 지었다.
라이너스가 묻기도 전 채플화이트가 알려주었다.
“시어도어가 그러는데, 당신이 바다랑 아주 행복하기를 바란대.”
“전 바다랑 결혼 같은 거….”
탈리아가 눈을 크게 뜨더니 콧수염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입을 열었다. “아하, 벌써 결혼을 했나 봐요.”
“결혼했어요?” 피가 따지듯 물었다.
“아내는 누구예요? 여행 가방 안에 들어 있어요? 왜 그 안에 넣었어요? 곡예사예요?”
“아까 그 고양이가 아저씨 아내예요?” 루시도 물었다.
“난 고양이가 좋은데, 고양이는 날 싫어해요.”
아이의 눈에 점점 빨간 빛이 돌기 시작했다.
“나한테 잡아먹힐까 봐 그러는 거죠. 하지만 난 억울해요. 고양이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맛있는지 아닌지도 모른다고요. 베이커 씨 아내는 맛있나요?”
“반려동물을 먹으면 안 되는 거 알지, 루시.”
파르나서스가 새치름하게 입가를 훔쳐내며 말했다.
루시의 눈에서 빨간색이 금세 걷혔다.
“맞아요. 반려동물은 친구니까요. 또 베이커 씨의 고양이는 아내니까, 제일 친한 친구 같은 거죠.”
“맞아.” 파르나서스는 재미있다는 말투였다.
“아뇨. 아닙니다. 고양이는 제 아내가….”
“난 동그란 내가 좋아. 사랑스러운 내가 세상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더 커지는 거잖아.”
탈리아가 그렇게 외치자 천시가 “사랑해, 탈리아.” 하면서 눈 하나를 탈리아의 어깨에 내려놓았다. 그 눈이 천천히 돌아서 라이너스를 바라보았다.
“도시 이야기 더 해줄 수 있어요? 정말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아 환해요?”
라이너스는 이 대화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아… 아마도 그럴 거다. 하지만 난 밤에는 밖에 잘 안 나가.”
“어둠 속에 도사린 존재들이 아저씨 몸에서 뼈를 발라낼 수도 있으니까요?”
루시가 빵을 우걱우걱 씹으며 물었다.
“아니야.”
라이너스는 토할 것 같았다.
“집이 제일 좋아서 그래.”
지금이야말로 간절히 집에 가고 싶었다.
“집이란 그 어디보다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이지. 우리도 그렇지, 얘들아? 우리 집에선 우리들 자신이 되잖아.”
채플화이트의 말에 라이너스 역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P.160~163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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