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9월 20일, CNN을 포함한 전 세계의 방송이 서울의 서초경찰서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양손에 수갑을 찬 채 고개는 빳빳이 쳐들고 두 눈에 살기를 띠며 빽빽이 들어찬 카메라들을 향해 "더 못죽인 게 한이다!" 라고 소리치는 살인범들의 모습이 전 세계로 방송된 것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서울 거리로 대표되던 한국 이미지가 '살인 공장'을 차려놓고 5명을 연쇄 살인한 것으로도 모자라 사체를 소각로에 태워버린 광기어린 살인 집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들의 엽기적인 범죄 행각에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경찰은 밀려드는 취재 열기를 막지 못했다. 그 결과 스스로 '지존파'라고 이름붙인 이 살인 집단은 졸지에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