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러시아의 VIP들만 치료하는 '크레믈린 병원'에서 뇌출혈로 치료받던 이반 키벨리디가 코마 상태에서 결국 사망한다
키벨리디는 '로스비지니스 은행'의 소유주 였으며 한국의 '경영자총협회 (경총)' 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에 해당하는 러시아 경제인 단체의 수장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가 러시아 마피아들의 대부이며 마피아들 간의 분쟁을 조정하는 '원탁회의'의 수장이란 사실 역시 잘 알려져 있었다
키벨리디를 살해한 방법은 그가 암살 당한 지 수 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키벨리디의 사무실 전화기의 입이 닿는 부분에 얇은 막의 VX (신경독)을 누군가가 발라놓은 것인데
이로 인해 키벨리디 뿐만 아니라 그의 여비서 자라 이스마일로바 역시 사건 발생 며칠 후 사망했고
사건 현장을 조사하던 모스크바 경찰 3명 역시 같은 중독 증세를 보이며 사망했다
VX??뭔가 익숙한 단어
그렇다 김정남이 살해당할때 쓰인 그VX이다.
VX는 최고 기밀의 군용 독가스로 철저한 감시 하에 보관되고 있었으며 VX를 사용하여 민간인을 살해한다는 것은 당시 모스크바 경찰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사실이었다
따라서 키벨리디와 여비서, 조사 경찰들의 사망은 사무실 장식재로 사용된 자재 중 오염된 중금속에 중독된 것으로 판단하여 수사를 진행하였으나
사건 발생 2개월 후 키벨리디의 사체에서 적출한 내장 부위를 감식하던 부검의 조차 사망하자 수사 방향을 180도 바꾸게 된다
사건 발생 후 6년이 지난 2001년 모스크바 경찰은 사라토프 주의 한 군용 화학제품 제조 공장의 책임 연구원이자 러시아 과학원 회원이며 교수인 이고르 리녹을 체포한다
그는 공장에서 VX를 몰래 반출하여 범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 범인은 누구였을까?
당연히 이 범죄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었다
바로 살해당한 키벨리디의 친구이자 동업자로 '로스비지니스 은행'의 공동 소유주인 블라디미르 후츠시빌리가 범인이었다
직접 동기는 키벨리디가 로스비지니스 은행의 증자를 추진하여 자신의 지분을 높이고 후츠시빌리의 지분을 낮추려 한 것에 앙심을 품었다는 것.
후츠시빌리는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였으나 러시아 최고 법원은 그에게 살인죄로 9년형을 선고한다
VX를 빼돌린 리녹 교수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는다. 빼돌린 VX가 살해용으로 사용될 지 알 수 없었다는 변호인들의 주장이 인정된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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