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바지를 입었던 남자이야기
1962년 6월 14일부터 1964년1월4일 사이 미국 보스턴에서 홀로 사는 여성들이 한명의 범인에게 희생되는 일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그를 Boston Strangler즉 보스턴의 교살범이라 불렀고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이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대중들은 그러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모두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당한 뒤 교살된 상태로 발견되었고 그들의 공통점은 조용하고 겸손한 삶을 살던 이들 이었다는 것이다.
강제 침입으 흔적은 전혀 없어 경찰은 범인이 피해자들의 지인이거나, 배달부, 혹은 수리기사 같은 서비스 직종의 인물이지 않을까 추측했다.
피해자들은 19~85세로 범인은 나이에 상관없이 홀로 사는 여성만 노린다는 것이 알려지자 많은 주민들이 최루가스와 자물쇠를 새로 구입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첫 범행은 1962년 6월 14일 안나 엘사의 아들 쥬리스는 오후 7시에 교회에 가기 위해 홀로 사시는 어머니 집에 방문한다.
사실 쥬리스는 그날 예배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었고 문을 두드렸으나 안나의 대답이 없자 쥬리스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몇 번 두드리자 문이 열렸다.
뭔가 지저분하게 어지럽혀져 있는 집안, 욕실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발길은 욕실로 향했고 안을 들여다 본 순간 쥬리스는 놀라 주저앉고 말았다.
욕실안에는 어머니인 안나가 사망한 상태로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곧바로 경찰과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서랍들 안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진 상태로 꺼내져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엔 강도의 소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화장대선반에 금시계를 비롯해 값비싼 보석들이 놓여있는 걸 발견하자 이내 생각은 바뀌게 된다.
마치 강도가 범행을 저지르려다 당황해 안나를 죽인것처럼 꾸며놨지만 노련한 수사관은 범인이 처음부터 안나를 목적으로 침입했다는 것을 알아챈다.
하지만 그녀는 교회를 다니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즐기던, 친구가 거의 없는 여성이었고 그녀의 삶에는 아들 이외에는 남자가 없었다.
원한을 살 일도 없었던 그녀를 목적으로 들어와 범행을 저지르고 별다른 흔적은 남기지 않은 상태로 사라진 범인을 찾기란 매우 어려웠다.
그로부터 2주 후인 6월 30일
니나 프랜시스 니콜스라는 여성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안나와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 당한 채 발견된다.
방 내부는 안나때와 마찬가지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눈에 띄는 값나가는 물건들 역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바로 그날 또 한명의 여성이 앞선 두 사건의 범행과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당했고 2주만에 일어난 3건의 연쇄 범죄에 경찰 청장은 성명문을 발표한다.
보스턴 지역의 모든 여성들은 문을 잠그고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라는 경찰 청장의 말에 밝은 대낮에도 거리는 한산할 정도로 사람들은 외출을 두려워 했다.
모든 경찰들이 휴가를 취소할 정도로 많은 인력들이 투입되었고 알려진 성범죄자와 폭력적인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시작된다.
피해자들이 모두 고령의 여성이었는데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보고 특이한 성적취향이나 어머니에 대한 어떤 증오심이 있는 이가 그랬을 가능성 또한 고려해야 했다.
경찰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동안에도 범인은 자신의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1962년8월21일까지 2개월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범행이 6건이나 일어났지만 경찰은 여전히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고 6번째 범행 후 3개월간 별다른 일을 벌이지 않던 범인은 1962년 12월 5일 7번째 범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이번 범행은 앞선 범행과 많이 달랐는데 우선 피해자 소피 클라크는 21살의 젊은 여성이었고 첫 흑인 여성피해자였다.
강제로 침입한 흔적은 없었지만 평소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이던 소피가 아무나 함부로 문을 열어줬을 리 없단것이 룸메이트들의 주장이었고 또 하나 다른점이 발견된다.
앞선 피해자들은 홀로 살았지만 소피는룸메이트 2명과 같이 살았고 마침 그날은 혼자 있던 날이었다.
범행현장에서는 처음으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증거가 발견되고 지금같이 DNA수사가 발달된 상태에서는 매우 큰 증거였겠지만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경찰은 이웃주민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루이라는 여성이 오후 2시 20분쯤 처음 보는 남자가 집문을 두드렸다는 내용을 듣게된다.
낯선 남자는 그녀에게 자신은 아파트 관리인이 보낸 페인트 공인데 견적을 위해 돌아다니는 중이라 설명하며 문을 열어달라 요청했고 별 생각없이 문을 열어주었고 욕실을 살펴보던 낯선 남자는 그녀에게 집이 너무 낡았다며 모델링을 생각해봤냐 질문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그의 분위기가 아까와는 달라 옆방에 자고 있는 남편과 이야기해보라 말하자 당황하며 본인 물건을 챙겨 도망가듯 떠났다는 것이 루이의 증언이었다.
아파트 관리인에게 확인해본 결과 그는 누구를 보낸적없다 주장했고 인근 아파트 관리인들 역시 모른다 말하자 경찰은 그를 유력용의자로 지명했고 루이는 낯선남자가 25~30세 정도의 나이에 꿀색머리를 했고 짙은 색 재킷과 짙은 녹색바지를 입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특정하기란 매우 어려웠고 그렇게 1964년1월까지 보스턴의 교살범의 범행이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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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용의자 중 알버트 드살보라는 남성이 있었는데 범행이 시작되기 2년전 보스턴 옆의 케임브리지 지역에서 이상한 성범죄 신고가 여러차례 있었다.
신고자들은 하나같이 남자가 자신들의 몸치수를 재고 달아났다 밝혔다.
우선 그는 아파트 문을 두드려 젊은 여성이 대답하면 자신은 존슨이며 모델 에이전시에서 일한다며 스카우트 하러 왔다 말한다.
이에 혹한 여성들이 그를 집으로 들여보내면 그는 수영복 모델을 찾고 있었는데 당신이 적합하다며 맞춤 수영복을 위해 치수를 재고 연락을 주겠다 한 뒤 달아난 것이다.
경찰은 녹색바지를 자주 입던 그를 그린맨 혹은 측량남일 불렀고 2개월 뒤 그린맨은 동일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체포되었다.
알버트 드살보로 그는 예전에도 강도짓을 하다 체포되며 여러번 감옥을 들락거린 남성이었다.
단순 잡범으로 생각되던 그가 보스턴의 교살범일지 모른다느 주장이 나온 것은 1964년 10월 27일에 일어난 사건때문이었다.
그날 알버트는 자신을 경찰이라 소개하며 홀로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했고 성폭행 뒤 미안하다며 도망갔다.
몇 시간 뒤 알버트는 주차문제로 누군가와 시비가 붙었고 그는 미래의 경찰서장인 리처드였고 결국 이상행동을 보이던 알버트를 리처드는 체포한다.
처음에 알버트를 어느 누구도 보스턴의 교살범과 연관짓지 않았는데 수감생활을 하던 중 동료수감자에게 자신이 교살범이라 소개했다고 한다.
알버트가 허황된 거짓말을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소문이 돌자 경찰은 알버트를 심문하게된다.
여러 심문과정에서 몇가지 불일치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공식발표하지 않은 사건의 세부내용까지 서술하자 그를 범인이라 생각했고 알버트의 지지자들은 그가 그런 범행을 저지를 인물이 아니며 물적증거하나없이 정신병 진단을 받은 적있는 그를 몰아세워 거짓 자백을 유도했다 주장한다.
그들의 말처럼 물적증거는 없었으나 자신의 범행을 인정한 알버트에게 배심원은 유죄를 선고했고 1967년에 판사는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1973년 11월에 알버트는 교도소 병원에서 자상을 입은채 사망한상태로 발견됐지만 누구의 범행인지 밝혀지지 못한 상태로 수사는 종료되었고
2013년 7월 11일 보스턴 경찰 당국은 보스턴의 교살범 DNA를 통해 알버트가 진범인지 확인하려는 절차를 거친다.
우선 알버트의 조카에게 채취한 Y-DNA가 비교되었고 일치에 가깝다는 결과를 얻자 법원에 요청해 알버트의 신체 발굴을 허락받았다.
7월 19일 경찰당국은 알버트의 DNA가 보스턴의 교살범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발표함으로 51년만에 정확한 물적증거가 나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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