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유죄판결이 위헌이다?

na.rin 2022. 10. 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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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한국에서 태어난 이해민 양은 12살이 되던 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아버지는 한국에 남았고 어머니를 따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조부모의 집에서 살았던 그녀. 환경 변화 민감할 나이였지만 친화력이 좋았던 그녀는 금방 적응했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다닐 당시 활발한 성격에 라크로스와 필드하키팀의 선수로 뛰고 레슬링 팀의 매니저를 맡았던 그녀를 모든 학생에게 모범이 되는 따뜻한 사람 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표현했다.

 

그녀가 실종된 것은 1999년 1월 13일

1개월 뒤인 2월 9일 사망한 채 발견된 그녀의 몸에는 타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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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아차린 것은 어린이집 선생님.

고등학교를 마치고 사촌동생의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을 왔어야 했던 그녀가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

그런 적이 없어 선생님은 이해민 양의 집에 전화를 걸었고 가족들은 그녀와 연락이 되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방과 후 학교를 떠나는 모습을 본 친구들이 있었으니 학교에서 어린이집을 오는 사이 사라진 것이 분명했다.

한 달이 지난 2월 9일

볼티모어에서 차를 몰고 가던 한 남성은 볼일이 급해 공원 안쪽으로 들어갔고 거기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한다.

처음엔 신원을 알 수 없었지만 3일 뒤 검사를 통해 이해민 양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사망 추정 날짜는 실종일인 1월 13일 사인은 교살.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고 별다른 문제나 원한관계도 없던 그녀를 누가 살해했는지에 관한 초점을 맞추던 경찰은 한 명의 용의자를 찾아낸다.

전 남친이었던 애드넌.

경찰이 그를 주목한 것은 2월 12일에 그녀의 전 남자친구인 애드넌을 조사해 보라는 익명의 제보전화.

 

파키스탄계 미국인인 애드넌과 한국계 미국인인 이해민양은 종교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가족들의 반대가 있을지 몰라 비밀리에 사귀었다.

둘은 1998년 12월에 헤어졌는데 그 뒤 이해민양이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자 화가 난 애드넌이 그녀를 살해했을 것으로 의심했다.

확신으로 바뀐 것은 애드넌의 친구인 와일즈가 심문 중 '지난 1월 13일에 애드넌이 이해민 양을 살해했다고 말했고 제가 시신 유기에 도움을 주었다' 라는 자백을 했기때문 이었다.

볼티모어 경찰국은 애드넌의 휴대폰 기록을 신청했고 2월 28일 1급 살인죄로 기소되며 체포된다.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였고 사귀다 헤어지긴 했지만 살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던 애드넌.

 

1999년 12월에 첫 재판은 3일 만에 오심으로 끝이 났다.

배심원들이 우연히 판사와 애드넌의 변호사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이 평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변호사의 오심 요청을 판사가 승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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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월에 열린 두 번째 재판.

6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별다른 물적 증거는 없었으나 증인과 정황증거를 바탕으로 배심원단은 1급 살인, 납치, 감금, 강도 혐의로 애드넌에게 유죄를 평결,

판사는 종신형과 추가로 30년의 징역을 선고했고 그는 항소했지만 2003년에 기각되었다.

 

범행이 일어난 시간에 도서관에서 애드넌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맥클레인이라는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2010년에 애드넌의 가족들은 이런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변호사가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며 유죄 판결 구제를 호소했지만 그녀가 애드넌에게 보낸 편지를 살펴보면 도서관에서 만났던 시간이 명확하지 않고 재판에서 애드넌이 했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일부러 변호사가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맥클레인의 증언은 애드넌에게 마지막 희망이라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 2월 6일 메릴랜드주 특별 항소법원은 맥클레인의 증언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심리를 위해 항소 허가신청을 승인했고 순회법원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결국 2016년 6월 30일에 순회법원은 애드넌의 새로운 재판을 위한 요청을 승인하고 유죄판결을 취소했다.

2018년 3월 29일 메릴랜드주 특별 항소법원은 새로운 재판을 위한 애드넌의 요청을 지지했다.

과거 애드넌이 물적 증거가 없음에도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한 이유는 그의 유기를 도왔다는 친구 와일즈의 증언과 여러 정황 증거였는데 범행 당시 도서관에서 애드넌과 대화를 나눴다는 맥클레인이라는 증인이 법정에 출두했다면 최소한 배심원 중 한 명이라도 유죄에 손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애드넌의 변호사는 주장했다.

 

판결이 취소되자 검찰은 주 최고 법원인 메릴랜드 항소법원에 항소했고 2019년 3월 8일에 4:3으로 애드넌의 재심 청구는 기각되었다.

11월 25일 미국 대법원 역시 새로운 재판에 대한 그의 항소를 기각했다.

메릴랜드주 검찰총장 브라이언은 애드넌과 이해민 양의 죽음을 연관 짓는 증거는 압도적이라며 배심원단이 내린 판결에 확신을 갖고 잇고 정의가 내려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2년 9월 15일 유죄판결이 기각되며 풀려나게 된다.

원심 재판 동안 검찰이 애드넌에게 유리한 정보를 공유할 의무를 지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재판 당시 검찰은 이해민 양을 없애겠다고 위협한 용의자가 잇다는 것을 숨겨왔고 이것이 밝혀지자 주 정부는 브래디 규칙 위반이라며 검찰이 유죄 확정을 위해 규정을 어겼다 판단한 것.

 

법원은 주 변호사를 통해 판결에 결함이 있고 위헌이라 판단했을 뿐 그를 무죄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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