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독서

빛은 빛이었음에도 얼지 않는 바다에게 겨울은 겨울이었듯,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na.rin 2022. 10. 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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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척할 뿐 누구나 졸렬하죠 이따금 얼굴을 벗고 습관 같은 표정이나 언어로 하루를 덮어써요 세계를 속이거나 나를 속이는 일은 너무 쉽죠 진실은 늘, 무너질 즈음 해제되고요

늦었던 나는 내가 아니었을까요 바다는 얼지 않았기 때문에 떨지 않았을까요 날지 못하는 새는새가 아닌지 묻지 마세요 밤을 지키세요 질문들로부터 오답 목록을 들고 대기하는 사람으로부터 근무처럼 변해가는 삶 길게 배설되는 욕망으로부터. 잠식된 시간 사장된 말들 위해 소리치세요 의구의 파도를 지우고 낡은 독백은 아껴두세요 미비했던 나 때문에 자꾸 졸렬해지지 마세요 들리지 않는 날갯짓이 예고하는 선을 고대하세요

빛이 늘 빛이어서 날지 못하는 새도 새였으나

빛은 빛이었음에도 얼지 않는 바다에게 겨울은 겨울이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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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문학의전당 시인선 231)
이훤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 조지아공대 출신으로서 문화 월간지 에디터를 거쳐 사진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시인으로서의 삶을 아우르고 있는 그의 문학과 예술, 사회에 대한 총체적이면서도 깊고 열정적이면서도 내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시집이다.
저자
이훤
출판
문학의전당
출판일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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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just pretending I'm not. Everybody's a jerk Sometimes I take off my face and cover up the day with my habitual expression and language, and it's so easy to fool the world or fool me The truth is, it's always lifted by the time it collapses

I was late, I was the one who trembled because the sea wasn't frozen, and don't ask if it's a bird that can't fly Keep the night Life changing like a job from a person waiting with a list of wrong answers from questions Long excreted desire. Shout out for the stolen horses Erasing the waves of tools and saving the old monologue, don't keep getting sloppy because of me who was lacking Look forward to the line foretold by the invisible flapping of wings

The light was always light, so even birds that couldn't fly were birds

Even though the light was light, winter was winter for the sea that never freez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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