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사 방식을 바꾸게 한 마이즈루 여고생 피살 사건
2008년 5월 7일
일본 교토 마이즈루에 사는 고등학생 코스기 미호가 사라진다. 전날 그녀의 어머니는 딸이 잠옷을 입고 저녁 10시 무렵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다음날 일어나니 딸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
침입 흔적은 없었고 미호의 신발도 사라져있었기에 그녀가 스스로 나갔음을 암시했다. 평소 조용하고 낯가림이 있던 그녀가 홀로 야밤에 어딜 나갔다는 것을 가족들은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미호의 친구에게 물어보고 그녀가 갈만한 장소도 돌아다녀 봤지만 어디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날 미호는 그녀의 집 인근에 있는 야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옷이 벗겨져있고 얼굴과 머리에 타박상이 남아있었으며 사망원인은 교살이라고 결론 내렸던 검시관.
사망 시각은 5월 7일 새벽
현장에 남은 많은 혈흔은 이곳이 범행 장소임을 알려주었다. 조사 결과 그녀가 직접 집을 나간 것은 맞았다.
5월 6일 저녁 11시 57분
미호는 핸드폰을 사용해 블로그에 "예이! 발견"이라는 게시글을 올렸고 주유소 인근 공사 사진을 올리며 "공사현장의 적색 등"이라고도 적었다. 자정이 넘어 0시 50분경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국도에 있는 약국 근처에서 혼자 산책 중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구의 말로는 가끔 부모님 몰래 혼자 산책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통화가 끝난 뒤 도쿄에 있는 오빠에게 메일을 보낸 것이 그녀의 마지막 기록이었다.
5월 7일 새벽 2시가 넘어 현장 인근을 지나갔던 트럭 운전사가 자전거를 미는 젊은 남성과 걷고 있는 젊은 여성을 봤다는 증언이 있었기에 미호와 친했던 10대 소년이 의심받기도 했으나 명확한 알리바이가 있어 수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새벽 1시 36분에 자전거를 미는 모자 쓴 남성과 함께 사건 현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던 미호. 그전에 찍힌 영상에선 미호는 혼자 걷고 있었기에 도중에 만난 것이 분명했다. 그러던 중 인근 식당 종업원에게 그날 새벽 퇴근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간 모자 쓴 직원이 있다는 증언을 듣게 된 경찰.
사건 현장 인근에 살며 과거 살인과 연관될 뻔했던 상해 전과가 있는 60세의 나카 카츠 미라는 남성이었다. 1991년 공원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자전거로 들이받고 둔기로 머리를 집요하게 공격했던 전적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그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는데 미호 역시 머리를 둔기로 집중 공격당했기에 경찰은 그를 의심했다.
그의 옷차림과 걸음걸이가 방범 카메라에 잡힌 자전거를 밀던 남성과 비슷해 보였지만 화질이 좋지 않았고 물적 증거가 없었기에 경찰은 그를 강제 연행할 수 없었다. 결국 경찰은 다시 하번 그날 미호와 용의자를 보았다는 트럭 운전사를 찾아가 유력 용의자를 찾았는데 체포하기 위해선 어떠한 증거라도 있어야 하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사소한 것이라도 말해달라 했던 경찰 트럭 운전사가 혹시 용의자의 사진을 본다면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경찰은 카츠 미의 사진을 보여주었고 훗날 이것은 재판에서 불리한 증거가 된다.
트럭 운전사는 어찌 보면 이 사건의 유일한 증인인데 그가 아직 공표도 되지 않은 용의자인 타츠미를 사진으로 본 것이 문제였던 것.
카츠 미의 사진을 보았고 점차 그의 증언은 카츠 미의 특징에 맞는 내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해 11월에 카츠미는 여성 속옷과 신사의 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고 이를 빌미로 검찰은 그를 심문하며 2009년 4월 7일에 살인 혐의로 기소한다. 미호의 몸에는 범인의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카츠 미가 범인이라는 물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2011년 5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카츠 미는 무기징역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일본에서 이 사건은 사전에 용의자 사진을 증인에게 보여주었던 과거 방식이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 것을 알린 사건이었다고 한다. 무죄가 확정돼 풀려난 카츠미는 약 4개월 뒤 오사카에서지인 여성에게 주먹을 휘둘러 살인미수와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16년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감 중병을 얻어 2016년 7월 11일에 오사카 의료 형무소에서 병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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