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 리구리아의 괴물
MOUDS OPERANDI 직역하면 '범죄수법' 이라는 뜻의 이 라틴어는 범죄를 논하거나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다룰때 자주 사용하곤 한다.
연쇄 범죄의 경우 경찰은 범인의 습관, 범행도구, 피해자의 공통점등을 중점으로 수사를 진행하며 용의자를 선정한다.
범죄자 프로파일링에도 사용되며 범인의 심리에 대한 단서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기에 범죄 수사에는 MODUS OPERANDI가 중요하다.
하지만 간혹 무차별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에게는 MODUS OPERANDI 가 오히려 용의자 선정을 어렵게 만들고는 한다.
이탈리아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이라 불리는 도나토 빌란시아가 그런 경우다.
도나토는 그날 기분에 따라 살인을 저질렀던 인물.
1951년 7월10일 이탈리아포텐차
사무원인 아버지와 가정주부인 어머니 밑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도나토 빌라시아
3년 뒤 그의 가족은 리구리아로 이사를 했고 몇 년 뒤 도나토는 초등학교 다니며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가 나빠지며 자주 싸움이 일어났고 그들은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자식들에게 풀기 시작했다.
자신이 정한 규칙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행동을 하면 형과 도나토를 구타했던 아버지.
도나토가 오줌을 싼 이불을 마을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그에게 창피를 준 어머니.
특히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던 어머니의 행동은 도나토에게 있어 큰 고통이였다. 후에 정신과의사에게 그는 당시 심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도 당시 그는 학교생활을 잘 헤쳐나갔다.
초등학교까지는 반에서 상위권에 들 정도로 성적도 좋았지만 중학생이 되었을때 그는 돈에 집착을 보이며 변해가기 시작했다.
학업은 뒤로 미루로 돈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채우기위해 강도질에 손을 댄것이다. 그러다 아버지에게 걸려 심하게 구타를 당하기도 했지만 한번 들인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오히려 부모님의 눈을 피해 집에 있는 물건을 팔거나 부모님의 지갑에서 들키지 않을 정도의 소액을 훔치기도 했다.
그가 강도질을 했던 이유는 매춘과 도박때문
그렇게 청소년기를 쓸모없이 허비하며 고등학교를 중퇴했던 도나토는 기계공, 바텐더, 배달원 같은 여러 일을 했지만 강도질을 멈추지는 않았다. 강도질을 하다 체포되기도 했지만 미성년자였기에 2개월 소년원 정도? 별다른 벌도 받지 않았던 도나토 .성인이 된 후에도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 프랑스에서도 강도질을 하다 걸려 2년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도나토는 여전히 강도질을 하며 모은 돈으로 매춘과 도박에 빠졌지만 그는 당시를 "모든것이 잘 되던 시기"라고 표현했다.
강도 및 정신병력에도 불구하고 47살이 되기까지는 폭력전과가 없었던 도나토. 그저 잡범에 불과한 강도질만 하던 그가 어쩌다 이탈리아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범이 되었을까?
이에 대해 그는 형제라고 여길정도로 친했던 친구의 배신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997년10월
그날도 불법 도박장에서 주사위를 굴리고 있던 도나토에게 절친인 모리지오가 다가와 좋은 도박장을 알았다며 꼬드겼다.
그의 안내를 받아 간 도박장에서 카드게임을 하게된 도나토는 승승장구하며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따게 된다. 많은 돈을 딴 그는 술집으로 가 모리지오와 술 한잔을 하며 자신의 승리를 자축했다.
다음날 도나토의 발걸음은 모리지오가 소개해 준 도박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첫날과는 달리 갈수록 그는 돈을 잃기 시작했고 그가 잃은 돈으 한화로 약 3억원에 달했다.
자신의 운을 한탄하며 도박장 안쪽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을 때 "봤지? 내가 봉을 데려온다고 했잖아?" 라는 목소리를 듣고 그는 굳어버렸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신의 절친인 모리지오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모리지오는 도박장 주인인 조르지오와 짜고 도나토를 테이블에 앉혀 조작된 카드로 돈을 땄던 것이다.
자신이 절친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나토는 집으로 돌아와 울며 밤을 새웠다고 한다. 다음날 자신을 여전히 친구처럼 대하는 모리지오를 보며 그의 증오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순간 내면에서 그를 죽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후에 체포된 도나토는 심문과정에서 자신의 몸에는 A와B라는 두 인격이 잇는데 첫 살인을 하기전까지는 A가 B를 잘 통제했지만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몇 달 동안은 B가A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배신했던 모리지오와 도박장 주인 조르지오를 죽이고자 마음먹었고
1997년10월14일 새벽4시
차에서 내려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가려는 조르지오에게 총을 들이밀며 그의 집안으로 함께 들어간 도나토는 우선 그를 결박했다.
조르지오가 살던 건물은 낡았기에 방음이 잘 안될거라 생각한 도나토는 총 대신 테이프로 그의 입과 코를 막아 살해했다.
조르지오를 살해하고 모리지오의 집앞에서 그가 나타나기로 기다렸다.잠시 후 모리지오를 발견하고 시계수집가였던 그에게 멋진 시계를 보여준다며 함께 그의 집으로 들어갔던 도나토는 주머니에서 총을 꺼냈다.
그렇게 모리지오와 아무것도 모른 채 자다 일어난 그의 아내를 살해한 도나토는 금고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10월27일
주변아파트를 돌아다니던 그는 한 남성을 협박해 집안으로 들어갔고 남성과 그의 아내를 살해 한 뒤 돈을 훔쳐 달아났다.
두번재 범행과 비슷해 보였던 세번째 범행
하지만 총알 개조해 범행을 저질러서 당시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그의 첫 범행을 경찰은 피해자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기때문에 도나토가 당시 용의 선상에 오르는 일은 없었다.
1998년3월20일
반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도나토 손에 총 11명이 사망했다.
강도질 중 옆에 있던 여성이 소리를 질러서, 야간경비원이 맘에 들지 않아서, 매춘부가 자기를 무시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도나토
이때까지도 MODUS OPERANDI가 일치하지 않았기에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3월24일 그는 한 여성에게 총을 들이밀며 협박하던 도중 순찰하던 경비 두명에게 들키자 그들을 쏘고 도주했다. 하지만 운 좋게 살아남은 여성의 증언을 토대로 도나토의 첫몽타주가 만들어졌다.
"여성을 죽이고 싶다."라는 이유로 4월12일 제노바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열차에 올라탔던 도나토는 기차 안에서 한 여성을 발견했고 그녀가 화장실로 가는 틈을 노려 살해한뒤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며칠 뒤 그는 다른 열차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고 이것때문에 사람들은 "열차살인마"가 나타났따며 경찰의 대응과 허술한 치안에 불만을 표했다. 이런 반응들이 언론을 타고 전국에 보도되자 경찰의 수사가 강화됐지만 여전히 그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4월20일
차에 타고 가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은 뒤 주유소 직원을 살해하고 달아났던 도나토.
살인사건이 일어난 장소 인근에서 도나토가 몇번목격됐고 범인의 몽타주와 닮았던 점 등을 들어 계속 주시했던 형사. 열흘 동안 그를 미행하던 형사는 그가 버린 담배꽁초와 커피잔을 연구소로 보냈고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DNA가 도나토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1998년5월6일
도나토는 자신의 집에서 체포됐고 8일뒤 17건의 살인을 자백했다. 당시 그를 심문했더 형사는 그가 그렇게 많은 사건과 연관돼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2000년 4월 12일
재판에서 판사는 그를 절대 석방해선 안된다고 말하며 종신형 13개와 추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당시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도나토의 이야기는 2003년에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다.
"모든것의 해결책은 나의 죽음이라 확신한다. 그저 조용히 죽고싶다." 라고 말했던 도나토는 2020년12월17일에 코로나로 인해 감옥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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