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가 되고 나서야 자신의 재능을 찾았던 남성
1990년에 두 저명한 작가의 추천으로 일본 문학가 협회에 가입신청을 하게 된 남성이 있었다. 그는 1971년에 "무지의 눈물" 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던 나가야마 노리오.
실력과 더불어 영향력 있는 작가의 추천이면 당시 일본문학가 협회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협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일본문학가협회에서 그의 가입을 완강히 거부했던 이유는 그가 4명을 살해하고 사형을 받은 사형수였기 때문이였다.
1949년 일본훗카이도 아바시리에서 8남매중 일곱째로 태어난 나가야마. 그는 태평양 전쟁에서 돌아온 뒤 도박과 술에 빠진 아버지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홀로 일을 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나마 어머니가 일하는 동안 나이차가 크게 나는 큰누나가 가사를 담당했기에 가정은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가 파혼과 더불어 큰 충격으로 낙태를 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하자 어머니는 4명의 아이를 놔둔채 친정으로 돌아갔다. 남겨진 아이들을 도박에 빠진 아버지가 돌볼 리 없었고 결국 나가야마와 그의 형제들은 동네쓰레기통을 뒤지며 고된삶을 살았다.
당시 나가야마는 어린나이였기에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반년 남짓 쓰레기통을 뒤지는 삶을 살던 그와 형제들은 복지사무소의 신고로 어머니에게 다시 맡겨졌지만 변한건 없었다.
여전히 정신병원에 있는 누나, 밖에 나가 일을 하며 돈으 벌었기에 집안을 신경쓰지못하는 어머니,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따돌림 당했던 나가야마.
학교에는 거의 나가지않고 신문배달을 하던 나가야마는 중학교1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게 된다. 아버지의 부고소식보다 장례식장에서 둘째형에게 들은 과거 어머니가 자신들을 버렸다는 이야기에 분노했던 나가야마.
그렇게 나가야마는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말썽을 피웠다. 강도질하다 체포됐을 때 어린나이였기에 곧바로 풀려났지만 어머니는 그에게 집으로 돌아오지말라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15살의 나이로 돈을 벌기위해 도쿄로 갔고 거기서 대형과일 가게에 취직하게 된다.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접객요령이 ㅆ어 직장동료들은 그를 좋아했지만 과거 강도질을 했던것이 들통나며 불과 6개월만에 그는 해고됐다.
거리를 방황하던 그는 홍콩에서 많은 돈을 벌수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밀항했지만 현지에서 걸려 일본으로 송환되기도 했다. 그 뒤 또 다른 직장을 얻었지만 언제 과거처럼 강도질했던 전적이 들켜 해고당할지 모른다는 피해망상때문에 여러직장을 옮겨다녔던 나가야마.
1966년에는 미국 해군기지에 들어가 강도질을 하다 체포되기도 했던 그는 면회온 둘째형의 "힘들면 언제든지 찾아와." 라는 말에 마음을 다잡기로 한다. 그는 우유 배달일을 하며 인근에 있는 야간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성적도 상위권에 들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하지만 보호관찰관이 근무처에 방문했던 것때문에 자신의 전과가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장과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방황한다. 다른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기도 했지만 실수로 가게의 다다미를 살짝 태웠을 때 일본에서 달아나야한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프랑스로 밀항을 시도했다. 배안에서 자살시도하다 실패해 밀항이 들통나며 일본으로 송환된 그는 다시 전역을 돌아다니며 방황했다.
결국 그가 마지막으로 향했던 곳은 둘째형의 집. 며칠간 둘째형은 그를 환영해주었지만 지속되는 피해망상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자신까지 괴롭히자 축객령을 내렸다.
거리를 떠돌며 노숙자의 삶을 살던 나가야마는 1968년10월 미군기지에 침입해 권총과 총알을 훔쳐 달아났다. 그는 반짝임에 이끌려 별생각없이 호텔로 향했고 자정넘어 수영장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갔고 그런 그에게 다가왔던 경비원에게 총격을 가한 뒤 달아났다.
후에 심문 당시 잡히면 권총을 갖고 있는것이 들통날까 두려워 쏘고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교토로 도주했던 나가야마는 밤이되자 노숙을 할생각으로 인근 신사에 들어갔고 거기서 순찰중이던 경비원과 마주치자 또다시 총격을 가하고 도주했다.
도쿄 사건과 같은 권총이 사용됐다는 것을 알게된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이라 판단해 " 경찰청 광역 특별지정 108호 사건" 으로 지정 후 대규모 수사를 시작했다.
자신의 범행을 자책하던 나가야마는 둘째형의 집에 방문해 범행을 고백했고 형은 자수를 권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 자살하겠다는 말에 결국 여비를 주며 떠나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시내구경을 하더 나가야마는 다시 도쿄로 돌아왔다.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탕진하자 그는 지나가던 택시를 타고 한적한장소로 이동해 운전사를 살해한 뒤 그의 돈을 훔쳤다. 같은 방식으로 11월5일 또 다른 택시운전사를 살해한 뒤 달아났던 그를 잡기위해 경찰은 도쿄시내전역에 있는 숙박시설을 조사하고 다녔다. 약 5,000곳의 시설에서 8만명의 용의자를 선출했던 경찰. 그명단에는 나가야마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의 움직임에 한동안 몸을 사렸던 나가야마는
1964년4월7일에 한 사무실을 강도질하다 경비원에게 들키며 인근 신사에 숨었지만 결국 경찰에게 체포된다. 나가야마는 우발적 살인을 주장했지만 약10년3개월의 재판끝에 재판부는 사형을 확정했다.
그가 수감생활 중 작성한 메모를 봤던 변호사의 권유로 출판된 "무지의 눈물"은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고 베스트셀러작가가 됐다. 나가야마는 집필활동을 이어나갔고 해외에도 이름이 알려지며 사형 확정 후에는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와 독일작가 연랍등이 각국의 일본 대사관을 통해 그의 사면 요청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1997년8월 나가야마의 형이 집행되며 그는 48세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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